티스토리 뷰

반응형

게리 마커스의 저서 '클루지' 표지
클루지 / 게리 마커스

 

1. 인간의 뇌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완벽하지 않다

 우리는 흔히 인간의 뇌가 매우 효율적이고 정교하게 설계된 기계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우리는 뇌를 통해 사회를 구축하고, 복잡한 언어를 개발하며, 다른 어떤 종보다도 혁신적인 발전을 이루는 데 기여했습니다. 하지만, 이 책에서 인지과학자인 게리 마커스(Gary Marcus)는 이러한 가정을 반박합니다. 그는 인간의 뇌가 완벽하게 설계된 시스템이 아니라, 진화 과정에서 시행착오를 거쳐 탄생한 "클루지(kluge)", 즉 임시변통적인 해결책에 가깝다고 주장합니다.

 

 "클루지(Kluge)"란 원래 공학 용어로, 효율적이지는 않지만 일단 기능은 하고 있는 시스템을 뜻합니다. 마커스는 인간의 뇌는 완벽한 설계의 산물이 아니라, 비효율성, 불일치, 그리고 비합리적인 사고 패턴을 가득 지니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이러한 비합리적 사고 패턴은 초기 인류의 생존에는 도움이 되었지만, 지금의 현대 사회에서는 다양한 문제를 야기하고 있습니다.

 스스로 충동적인 결정을 내리거나, 기억력이 저하되거나, 자기 의심과 불안 속에서 헤매는 이유를 궁금해 본 적이 있습니까? 마커스는 인간의 뇌가 가진 설계상의 결함을 이해하게 된다면, 더 나은 결정을 내리고, 논리적인 사고를 기르며, 인지적 편향을 극복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고 말합니다.

 

 

2. 클루지에서 얻을 수 있는 핵심 통찰

1) 진화적 누더기 :  왜 우리의 뇌는 불완전한가

 『클루지의 핵심 개념은 인간의 뇌가 지능적 설계(intelligent design)의 결과물이 아니라, 진화적 변형의 집합체라는 것입니다. 뇌는 처음부터 체계적으로 설계된 것이 아니라, 수백만 년에 걸쳐 무작위적인 변화를 거듭하면서 누적적으로 형성되었습니다. 그 결과, 많은 비효율성이 존재하게 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마커스는 인간의 기억 시스템이 본질적으로 결함이 있다고 지적합니다. 컴퓨터의 데이터베이스처럼 체계적으로 정리된 저장 시스템과 달리, 인간의 기억은 쉽게 왜곡되고, 망각되며, 가짜 기억까지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이는 기억이 정보를 정확하게 저장하는 것이 아니라, 생존을 극대화하기 위해 진화했기 때문입니다. 초기 인류에게 중요한 것은 세부 사항을 정확히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위험과 생존에 필수적인 정보를 빠르게 떠올리는 것이었습니다.

 또한, 우리의 의사 결정 과정도 감정과 "인지적 편향(cognitive biases)"의 영향을 강하게 받게 됩니다. 이러한 편향은 과거에는 생존에 유리하게 만들었지만, 현대 사회에서는 비합리적인 행동을 초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논리적으로 모든 선택지를 분석하기보다는, 우리는 종종 직관(gut feelings), 편향적 사고방식(heuristics), 그리고 감정적 충동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2) 인지적 편향 :  인간의 사고가 왜곡되는 이유

 마커스는 인간의 뇌가 순수한 이성을 위해 설계된 것이 아니라, 편향적인 사고를 하도록 설계되었다고 강조합니다. 그는 다음과 같은 대표적인 인지적 편향을 소개합니다.

 

확증 편향(Confirmation bias) : 기존의 신념을 강화하는 정보만을 찾고, 반대되는 증거는 무시하는 경향

 

손실 회피(Loss aversion) : 같은 가치를 지닌 이익보다 손실을 더 강하게 느끼는 심리로 인해, 비합리적인 금융 및 생활 결정을 유발

 

사후 확신 편향(Hindsight bias) : 어떤 사건이 발생한 후, 마치 처음부터 그 결과를 예상하고 있었다고 믿는 경향

 

 이러한 편향들은 우리의 뇌가 완벽한 논리 기계가 아니라, 빠른 의사 결정을 위해 진화한 도구임을 보여줍니다. 이러한 사고방식은 때때로 유용할 수 있지만, 또한 무모함, 변화에 대한 저항, 그리고 판단 오류를 초래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인지적 함정들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리가 자신이 가진 편향을 인지할수록, 더 비판적인 사고를 할 수 있으며, 일상 속에서 더 합리적인 선택을 내릴 수 있습니다.

 

3) 인간의 사고 한계를 극복하는 법

 다행히도 마커스는 인간의 뇌가 불완전하다는 사실과 함께 이러한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전략도 제시합니다.

가장 중요한 첫 번째 단계는 자신의 사고 패턴을 자각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단순한 자각에서 그치지 않고, 능동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그가 제안하는 몇 가지 실용적인 방법은 아래와 같습니다.

 

천천히, 신중하게 사고하기 : 즉각적인 직관이 아니라, 의식적으로 논리적 분석을 수행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는 다니엘 카너먼(Daniel Kahneman)의 '생각에 관한 생각'에서 제시한 "시스템 2 사고"와 유사한 개념으로, 중요한 결정은 빠른 직관이 아니라 의식적인 노력을 통해 이루어져야 합니다.

 

기록하기 : 기억이 왜곡되기 쉬운 특성을 고려하여, 중요한 정보는 메모하기

 

팩트 체크하기 :  확증 편향을 극복하기 위해, 자신의 신념과 반대되는 관점을 적극적으로 조사하기

 

마음 챙김(Mindfulness)과 감정적 충동을 줄이고, 사고의 명료성을 높임

 

 

3. 불완전한 뇌를 이해하고 활용하기

 『Kluge는 인간의 뇌가 왜 비효율적인 방식으로 작동하는지를 탐구하는 흥미로운 책입니다. 게리 마커스는 우리의 사고 과정이 완벽한 논리에 기반한 것이 아니라, 진화적 적응의 결과로 불완전하지만 작동하는 방식으로 형성되었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러나 이러한 한계를 이해하면, 우리는 더 나은 사고방식과 행동 패턴을 개발할 수 있다. 인지적 편향, 기억의 한계, 충동적인 행동을 인식하고 이를 극복하는 전략을 통해, 우리는 보다 논리적이고 신중한 결정을 내릴 수 있다.

 심리학, 신경과학, 또는 인간의 사고 과정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은 필독서라 할 수 있다. 우리의 뇌가 완벽하지 않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이를 보완하는 전략을 실천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자기 계발의 시작일 것이다. 그러니 다음번에 충동적인 결정을 내리거나 중요한 사실을 잊어버려도 너무 자책하지 말자. 당신의 뇌가 망가진 것이 아니라, 그저 ‘클루지’일 뿐이다.

반응형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
링크
TAG
more
«   2025/03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글 보관함